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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독서]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꼬 에세이 김욱 옮김

by 드마생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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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에서 바라본 한강거리


운명을 초월한 인간의 위대함

운명이란 것을 강제로 연관시킨다. 이를테면 입사시험 결과 '친구는 합격했는데 나만 떨어졌다'와 같은 상황이다. 나는 이왕지사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나라면 입사 시험이 불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합격한 친구를 부러워하기보다는 떨어지길 잘했다고 말하는 날이 올 거다'라고 속 편이 생각해 버릴 것이다.

 


간절히 지망하던 회사에 취직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젊은 친구를 보며

 

"그 회사엔 분명히 당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었을 거예요. 불합격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 거예요"라고 말해 주었다. "내 실력을 못 알아보는 곳이라면 나도 싫다."라고 말해버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운명이란 것을 강제로 연관시킨다.

 

만에 하나 입사시험에 합격해서 회사에 다녔더라면 분명 내 신상에 좋지 못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다. 나에겐 새로 입사 원서를 넣은 회사에서 해야 될 임무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 보라는 것.

 

 


지나치게 낙관주의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같은 운명론을 저버리고 싶지 않다.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신께서 머잖아 "너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라는 지시를 내려주리라. 운이 나쁘다고 우물쭈물 고민하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다.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다음 운명을 기다리는 편이 생산적이다.

 

나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유는 신께서 나에게 다른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고 다음 단계를 준비했을 때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


 

인간에겐 운명이 강제로 부과된다.

 

우리가 바꿀 수 없으므로 운명이다. 또 억지로 바꿔본 듯 부자연스럽고 아름답지 못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감수하고 그 운명을 토양 삼아 인생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운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위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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